매일 먹는 혈압약, '한 번쯤' 하다 평생 후회

꾸준히 그리고 올바른 복용 습관 길러야

우리나라가 급격히 고령화에 접어 들면서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만성질환자들은 자신의 병 치료와 또 다른 합병증의 예방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약물을 복용하게 된다. 혈압약도 많은 수의 만성질환자들이 복용하는 약물 중 하나이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결과 고혈압으로 혈압약을 복용하는 첫 해 꾸준히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절반(44%)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첫해에는 혈압약을 처방받다가 이듬해 중단하는 사람도 전체 조사인원 대비 21%에 달했다. 혈압약은 꾸준히 복용해야 하지만 환자들이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치의와 상의 없이 혈압약을 중단할 경우 자칫 병을 더 키울 수 있다며 꾸준한 복용을 권유한다. 특히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보다 세심한 혈압약 복용이 필요하다.

혈압약은 고혈압에만 쓰인다?

혈압약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혈압인 ‘일차성고혈압’ 이외에도 심부전, 심근경색, 관상동맥 질환, 당뇨병성신증, 만성 신장질환, 뇌졸중, 경동맥 죽상경화, 전립선 비대 등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 이용된다. 이러한 질환을 가진 환자는 혈압약 복용을 통해 혈압을 낮출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생존율 및 병의 진전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혈압이 정상(이완기 90 ~ 수축기 140)이더라도 이러한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서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복용 후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복용을 중단하게 된다.

초기 고혈압환자도 혈압약 중단하면 큰 화를 부를 수도

고혈압은 그 증상의 유무와 상관없이 치료를 해야 한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시 뇌졸중, 심장발작, 심부전 등의 자칫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큰 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고혈압 치료는 완치를 위한 치료의 개념보다 조절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 초기 경증 고혈압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제외하고 모든 고혈압 환자들은 나이, 성별, 병의 중증도, 합병증 및 위험인자와 관계가 없이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현재 혈압약은 하루, 즉 24시간 이상 그 약효가 지속되는 것은 없다. 따라서 혈 압약을 복용 중인 사람들은 항상 약 복용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 일부 고혈압 환자들은 본인이 고혈압 증상이 없고, 혈압약 복용 후 자신의 혈압이 정상범위로 돌아왔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데, 이는 큰 위험으로 자신을 무방비상태로 내보내는 것과 같다. 전문의의 상담 없이 임의로 혈압약 복용을 중단할 경우 다시 혈압이 상승함은 물론이고 자신이 인지 못하는 사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스피린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도 주의해야 한다. 혈소판의 작용을 억제하는 아스피린을 평소 복용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고혈압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고혈압 또는 당뇨병환자가 아스피린 복용 시 위장 출혈, 출혈성 뇌졸중 발병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매일 꾸준히, 하지만 늦은 밤은 피해서 복용

고혈압 약은 죽을 때까지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한 혈압조절로 혈압이 정상 범위에서 안정화 되었다고 판단되면 혈압약 복용을 줄이거나 중단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혈압조절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복용 초기 올바른 복용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아침 공복에 혈압약을 먹으며 자신의 핸드폰을 이용 약을 복용할 일정 시간에 알람을 맞춰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아스피린과 함께 복용한다면 식후 복용하는 것이 위장보호에 좋다. 하지만 늦은 밤 혈압약 복용은 피해야 한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혈압약을 먹지 않아도 혈압이 일정 부분 떨어지기 때문이다.

도움말┃순환기내과 안정천 교수